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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 논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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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 논란 왜?
  • 정진영 기자
  • 승인 2012.03.14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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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위해 사용된 행정전화비만 210억 원

<목포타임즈 제19호 2012년 3월 15일자 3면>

실체 뚜렷하지 않은 단체에 거액 헌납
지역 언론도 국제 사기극에 농락 당해

지난해 11월 제주도를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시키기 위해 범국민적으로 참여한 국제전화 투표가 실제로는 국제전화가 아닌 케이티(KT) 전용회선을 통한 국내전화투표로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세계 7대 자연경관을 선정을 주관했던 뉴세븐원더스는 스위스에 등록돼있지만 버나드 웨버 개인이 만든 재단으로 아직까지 실체가 뚜렷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유네스코는 뉴세븐원더스가 벌이는 사업에 대해 ‘비과학적이고 공정성이 없으며, 영리 목적의 개인적 투기성 사업’이라고 경고한 바도 있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은 처음부터 실체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제주도를 비롯한 범국민추진위원회(위원장 정운찬)가 언론에 홍보하며 대대적인 운동을 통해 범국민운동으로 전개시켰다. 중앙언론을 비롯한 지역언론도 투표를 사실상 독려해 면피를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최근 KBS는 추적60분을 통해 2차례 걸쳐 세계 7대 경관 제주 선정 실체에 대한 탐사보도를 했다.
추적 60분은 의문점으로 제주도가 KT에 지급하기로 한 210억 원의 거액의 전화비에 초점을 맞췄다. 7대 경관 잠정 선정지인 인도네시아 코모도섬을 직접 찾아 뉴세븐원더스재단과의 수익분배 현황을 취재했으며, 국내 제주도와 다른 수익 구조임을 밝혀냈다.
결국 KBS의 탐사보도를 통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이 국제경쟁투표로 이뤄진 것이 아니고, 케이티가 제주도민을 비롯한 국민에게 비싼 국제전화 요금을 거둬 이 행사를 주관한 뉴세븐원더스라는 단체에 줬다며 KT에 사실 확인을 요구했다.
결국 뉴세븐원더스는 케이티와 합작으로 큰 돈벌이를 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제주도는  7대 자연경관 타이틀을 매수한 꼴이 됐다.
이번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실체는 민영방송과 신문이 아닌 국영방송이 나서 실체를 파헤졌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  
한편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주최한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투표는 KT가 제주도를 지지하는 국제전화 단축번호로 001-1588-7715를 제시했다. 001로 번호가 시작됨에 따라 국제전화로 인식됐다.
1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세계 7대 자연경관 투표에서 제주도를 지지하는 국제전화 단축번호 001-1588-7715은 제주 7대 자연경관 선정 캠페인 제휴통신사 KT의 전용망을 오갈 뿐 외국의 수신자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10년 12월 29일 개설된 이 번호는 지난해 4월 1일까지는 실제로 투표지 영국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KT가 전용서버를 설치해 문자 투표 시스템을 추가하고 우리말 안내를 넣으면서 사실상 국제전화의 성격을 잃었으나 국제전화 식별번호 001을 그대로 둔 채 캠페인에 사용됐다.
KT는 별도의 전용망을 사용하면서 전화 요금도 건당 144원에서 180원으로, 문자 메시지 요금은 100원에서 150원으로 각각 올렸다. 전화요금이 오르자 KT와 뉴세븐원더스의 수입도 늘어났다. KT는 전화 1건당 10~15%의 수입을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에 쓴 전화요금은 모두 210여 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104억 원이 이미 선정발표전 KT에 전달됐다. KT는 잔금 106억 원에서 자신들이 이익을 제외한 실제 국제전화비용 66억 원 만 5년에 걸쳐 받기로 했다.
그러나 7대 경관 선정이 사실상 국제적 대국민 사기임이 드러남에 따라 진상이 철저히 규명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 향방이 주목받고 있다.
               /정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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