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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와 함께 하는 인성교육 <옛이야기 톡톡-2> 정소영<팔마초 교장 동화작가> “왕대나무에 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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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9  1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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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마을에 남편을 일찍 잃고 예쁜 딸 하나만 데리고 외롭게 사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 여인은 겨우 손바닥만한 땅뙈기에 농사를 지어 하루세끼 먹기가 어려울 만큼 가난하였습니다. 그래서 여인은 이웃에 있는 부잣집에 방아품을 팔러 다녔습니다. 품삯으로 돈 대신 싸래기를 받아오곤 하였습니다. 여인은 싸래기로 밥을 해먹고 일부는 모아두었습니다.
집 가까운 곳에 있는 절에서 스님이 시주를 왔습니다.

“스님, 저희 집에는 싸래기 밖에 없습니다. 싸래기라도 받아가신다면 드리겠습니다.”스님은 싸래기도 감사하다며 받아갔습니다.

어느 해 봄날입니다. 집 가까운 곳에 있는 절의 대사가 시주를 받으려고 여인의 집을 찾아왔습니다. 스님들의 시주포대는 바랑 속에 서너 개가 들어있습니다. 쌀, 보리쌀, 찧지 않은 날보리 등을 구분하여 받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속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웬만하면 온전한 쌀을 주는데 이 집은 싸래기를 주니 다른 포대를 꺼내야겠다.”스님은 여분으로 가지고 다니는 포대를 꺼냈습니다.

여인이 바가지에 싸래기를 조금 퍼 왔습니다. “스님, 저희 집에는 싸래기 밖에 없습니다.”하고 여인은 몹시 미안해하였습니다. “아닙니다. 이것도 부처님 공덕입니다.”하고 스님이 말하였습니다. 여인이 포대기에 싸래기를 붓자 마자 마당바닥에 하얀 싸래기가 쏟아졌습니다.

“아이고, 구멍이 뚫려있었네요. 이를 어쩝니까?”여인은 미안한 마음에 얼굴이 홍시처럼 바알갛게 변했습니다. “싸래기라도 귀한 곡식이니 주워 담아야겠습니다.”

스님은 땅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쏟아진 싸래기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한 톨 한 톨 흙이 묻지 않게 주웠습니다. 서쪽하늘에 해가 저물기 시작했습니다.

싸래기를 다 줍고 난 스님은 날이 어두워서 절에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날이 저물어서 절에 가기가 힘듭니다. 하룻밤 재워주실 수 있으십니까?”

“방이 누추하여 스님께서 불편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저희 집에서 하룻밤 지내신다면 부처님의 은덕으로 생각하겠습니다.”방에 들어 간 스님은 윗목에 무릎을 꿇고 앉았습니다. 목탁을 바랑에서 냈습니다. 눈을 감고 염불을 외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아침에 좋은 공덕을 쌓으니
갑자기 대나무가 자라서
낮에 꽃이 피었네.
그 대나무
궁궐의 재목감이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왕재목이 되었도다.

염불의 내용처럼 그해 오월이 되니 여인의 집 부엌에 커다란 왕대 죽순이 솟아올랐습니다.
순식간에 자라서 한 나절 만에 지붕을 뚫고 하늘높이 뻗어 올라갔습니다.

점심 무렵에는 나뭇가지 전체에 화려한 꽃이 피더니 얼마 안되어 꽃잎이 우수수 떨어져 버렸습니다.

“예사로운 일은 아니구나.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징조 같다.”고 여인은 딸에게 말했습니다.

여인은 그 꽃잎을 비단주머니에 담아 안방 벽장 속에 걸어두었습니다. 불공을 많이 드린 여인 집에 큰 왕대나무가 솟아나왔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이 고을에 사는 최부자라는 사람은 이 왕대나무가 복을 주는 복나무가 분명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최부자는 이 대나무를 이천석이나 되는 거금을 주고 사 갔습니다. 이렇게 대나무를 사 간 최부자는 그 후 더욱 부자가 되었습니다.
이듬해 봄이 왔습니다.

온 나라 방방곡곡에 방이 붙었습니다.
- 지금 나라의 임금님께서 중대한 병환을 앓고 계신데 어떤 약을 써도 차도가 없다. 만일 임금님의 병환을 낫게 사는 사람이 있다면 나라에서 큰 상을 내리겠다. 천년에 한 번씩 나타나는 왕대나무의 꽃잎을 먹으면 어떠한 병도 나을 수 있다고 하는데 왕대나무 꽃잎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꼭 연락을 주기 바란다. -

이 방을 여인이 보았습니다.

“원 세상에, 우리 집에 왕대나무 꽃잎이 있는데.” 여인의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이 때 여인의 딸은 열아홉살 아리따운 아가씨로 자랐습니다.

여인은 딸과 함께 왕대나무 꽃잎이 든 주머니를 보자기에 곱게 싸들고 한양의 대궐로 갔습니다.

“이제야 우리 상감마마의 병환이 나으시겠습니다.”하고 말하며 궁궐 관리들이 여인과 딸을 임금에게 데려 갔습니다.

“내 병을 낫게 할 약을 가져왔으니 큰 상을 내리겠다. 어떤 상을 받으면 좋겠느냐?”
여인은 기쁜 마음에 용기를 내어 말했습니다. “저에겐 나이 든 딸이 있습니다. 하루 빨리 좋은 배필을 만나 시집을 갔으면 하는 것이 저의 소원입니다.”

“어디 처자의 얼굴이나 봅시다.”하고 임금이 말했습니다. 여인의 딸이 부끄러움을 감추고 고개를 들었습니다. 임금은 하마터면 소리 내어 탄성을 지를 뻔 하였습니다. 딸의 얼굴이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임금은 여인의 딸을 새로운 비로 맞아들여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여인에게 금은보화와 비단 옷감을 선물로 주고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한 달 뒤에 궁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여인의 딸이 새로운 왕비로 결정되었으니 빨리 입궐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왕비가 된 딸은 화려한 궁궐생활이 좋았지만 한편으론 홀로 된 어머니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왕이 왕비의 어머니를 궁궐 인근으로 이사를 하게 하였습니다.
왕비는 어머니를 자주 뵙게 되었습니다.

그 후 어머니와 딸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참고 도서 : ‘광주의 설화’, 광주민속박물관 발간)

◎ 생각 톡톡톡

톡1 스님에게 싸래기를 준 여인의 집 부엌에 큰 왕대나무가 솟아올랐습니다. 이런 일이 왜 생겼을까요?
톡2 여인의 집에 왕대나무가 자라기 시작한 이후 어떤 일이 생겨났는지 이야기해 봅시다.
톡3 왕대나무를 상상하여 그려보고 왕대나무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써 봅시다.

◎ 프로필 정소영(丁昭榮)

▲ 공주교육대학교 졸업
▲ 조선대학교 대학원 국문학 박사
▲ 해남교육청 장학사
▲ 전라남도교육연수원 연구사
▲ 교육부 초등 국어과 교과서 심의위원
▲ 아동문예 신인문학상
▲ 종문학나눔우수도서 선정
▲ 현재 전남 순천 팔마초등학교 교장
▲ 저서
- 한국전래동화 탐색과 교육적 의미
- 동화집 아기몽돌의 꿈

<호남타임즈신문 2017년 3월 29일자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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