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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만 소장<호남지방통계청 목포사무소> “어업통계로 본 전남의 어업발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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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만 소장<호남지방통계청 목포사무소> “어업통계로 본 전남의 어업발전 과제”
  • 호남타임즈 기자
  • 승인 2020.08.0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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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만 소장.
김두만 소장.

19세기 중반 오스만 튀르크, 영국, 프랑스 등 동맹국은 해상로 확보를 위해 남하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남부지역 크림반도에서 큰 싸움(크림전쟁)을 벌였다. 당시 한 야전병원에서 자원 봉사했던 간호사 나이팅게일은 전투에서 사망하는 것 보다 열악한 위생환경이 부상자를 더 많이 죽게 만든다는 근거를 통계로 제시하여 42%였던 부상자 사망률을 2%로 낮추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그후 나이팅게일은 열악한 의료간호 환경 개선에 일생을 바침으로써 수많은 생명을 구해낸 ‘백의의 천사’로 인류에 오랫동안 기억되고 있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업적이 하나 더 있다. 영국 왕립통계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90세로 생애를 마감할 때까지 의료개혁의 성공과 간호사 양성을 위해 손쉬운 통계 그래프를 직접 고안하며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이용하였다는 점이다.

최근 호남통계청 목포사무소는 지난 6월 25일 ‘지난 50년간 전남 어업구조 변화’ 분석 결과를 발표하였다. 2019년 전남의 어업인구는 50년 전인 1970년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인 4만2천 명으로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남 어업 생산량은 11배 이상 늘었다고 분석했다.

지역의 국민소득을 나타내는 지역내총생산(GRDP)으로 비교해 봤을 때 2018년에 2조6,759억 원 어치(농림어업총생산량 5조3,763억 원 대비 49.8%)를 생산하였다(2019년 GRDP 통계는 아직 작성이 끝나지 않은 관계로 2018년도와 비교함).

이는 전남지역 어업인 4만2천여 명(전남 농∙임업 인구의 12.6%)이 생산한 금액은 농∙임업인 33만4천여 명이 생산한 것과 거의 비슷하다. 그만큼 농∙임∙어업 중에 어업의 생산 비중과 부가가치가 엄청 높다는 것을 숫자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2018년 주력 품종은 전복양식(6,000억 원), 김(4,776억 원), 미역(1,260억 원), 넙치(1,883억 원)의 순 이었지만 2019년에는 전복과 김 생산금액이 다소 꺾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통계를 통해 전남어업의 발전과 개선에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시사점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부가가치 높은 새로운 해산물 양식품종 개발․보급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전복은 거의 생물로만 소비되어 저렴한 가공식품으로 활용이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중국 및 베트남 등에서 대량 생산하고 있는 값싼 전복이 전복죽과 전복볶음밥 등으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가격을 유지하고자 할 경우 좀 더 감산하거나 부가가치가 높은 다른 어업품종으로 대체 생산하는 게 바람직하다.

둘째는 젊은 어업인력의 양성이 시급하다. 2019년 전남의 어업인구는 4만2천 명 중에서 60세 이상 인구가 거의 절반(48.8%)에 이른다. 최근의 어업활동은 고도화된 양식기술의 습득뿐만 아니라 최첨단 장치가 설치된 선박, 기중기, 화물선 등을 운전할 수 있어야 품질 높은 해산물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어업에 종사할 수 있는 전문 어업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셋째는 어업하기 좋은 바다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이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고 건강을 지켜줄 때 소비자는 우리나라 어업 인이 생산한 해산물을 믿고 즐겨 먹을 수 있다.

얼마 전 신문에 ‘코로나 마스크가 고래를 죽인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매달 2,000억 개씩 무심코 버려지는 일회용 마스크와 장갑이 바람이나 빗물에 쓸려 바다로 흘러가서 바다 생태계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경고하였다.

그러므로 관계 당국은 어업종사자 및 선박보유 업체, 지역주민, 주변국과 함께 근본적인 기름 및 쓰레기 유출 등에 대한 방지조치를 강력히 하고, 바다에 떠다니거나 해안가에 쌓인 쓰레기 수거를 꾸준히 실시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건강한 바다목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넷째는 해산물 저장설비 확충, 가공식품 연구 및 판로개발 등 관련 산업 육성을 활발히 전개해야 한다. 즉 해산물의 과잉 생산 또는 수요 감소에 대비한 수급조절, 지역 명품 해산물 및 명품 소스 개발 등에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올해는 코로나19 위기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지혜를 모은다면 다가올 미래도 밝아지리라 확신한다. 전남의 어업인과 관련된 모든 분들이 합심하면 어떠한 위기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밝은 지역사회를 열어가는 힘 호남타임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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