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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정담] 김철진 교수, “깨어있는 영혼의 반려자,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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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정담] 김철진 교수, “깨어있는 영혼의 반려자, 커피”
  • 호남타임즈 기자
  • 승인 2022.01.0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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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진 광신대 교수
김철진 광신대 교수

[타임즈정담] 김철진 교수<광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깨어있는 영혼의 반려자, 커피”

코로나 3년 차, 바뀌어버린 일상에서 요즈음 사람들에게 가장 친근한 기호품은 단연 커피일 것이다. 오늘 커피를 마시다가 종이컵에 씌어진 글을 하나 읽었는데. “커피의 본능은 유혹이다.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와 같이 순수하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뭔가 글귀가 참 호감이 되었다.

커피는 인류역사의 발전의 촉매이고 도구이다. 우리가 누군가와 소통을 하는 매개이고 거울이며 각성과 개혁의 촉매제이다. 커피를 통해 인문학적 의미를 부여해 보면 하나의 발견이자 행복이다.

우리는 커피를 통해 에덴동산에서 있었던 일을 추억한다. 커피를 통해 솔로몬 왕과 시바 여왕의 첫날밤을 엿본다. 커피를 통해 새벽길 상궁 복장을 하고 가마에 오르는 고종의 눈물을 본다. 커피를 통해 1937년 4월 도쿄의 교도소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진 시인 ‘이상’의 영혼을 만난다. 커피를 통해 인류역사의 궤적을 살펴볼 수 있는데, 왜 커피인문학인가? 여기서 말하는 인문학의 목적은 첫째는 커피에 대한 교양과 상식의 전달이고, 둘째는 커피를 이야기할 때 달아오르는 기쁨을 더욱 배가시키기 위한 이야기 소재의 제공이다.

바흐는 ‘커피 칸타타’라고 알려진 ‘칸타타 BWV 211’을 작곡했다. 이 곡은 그가 맏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의 심정을 담은 작품이다. 커피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딸과 커피를 그만 마시라고 다그치는 아버지가 승강이를 벌이며 장면이 인상적이다. 커피를 끊지 않으면 약혼자와 결혼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아버지의 최후 통첩에 딸은 굴복하는 척하지만, 혼인 계약서에 ‘커피 자유섭취 보장’이라는 조항을 슬쩍 써넣으면서 결혼에 성공하고 커피도 마음껏 마실 수 있었다. 그런데 바흐의 이 곡은 ‘커피 애호가로서 커피에 대한 헌정’이었다. 그도 “모닝커피가 없으면, 나는 그저 말린 염소고기에 불과하다”는 말을 남겼다.

베토벤은 오전에 작품 쓰기를 좋아했는데, 모닝커피용으로 원두 60알을 골라낸 뒤 추출하게 했다. 그래서 커피에서 ‘60’은 ‘베토벤 넘버’라고도 불린다. 바흐, 베토벤과 함께 독일 음악의 ‘3B’로 불리는 브람스도 커피 애호가였다. 그는 자신이 마실 커피는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추출해 마셨다고 한다. 커피를 습관처럼 마시는 게 아니라 추구하는 향미가 분명하고 그것을 위해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는 태도에서 이들은 일찍이 향미를 평가하고 묘사하는 전문가인 ‘커피 테이스터’의 면모를 갖춘 게 아닌가 싶다.

괴테도 하루에 커피를 20~30잔 마셨다. 그는 커피 중독에 대한 주변의 걱정에 보란듯이 83세까지 장수했다. 괴테의 시 「마왕」을 곡으로 만든 독일 가곡의 왕 슈베르트도 소문난 커피 애호가였다. 낡은 원두 그라인더를 ‘재산목록 1호’라고 자랑했는데, 그의 가곡 ‘죽음과 소녀’는 커피를 분쇄하면서 향기를 감상하다가 갑자기 악상이 떠올라 쓴 곡이었다고 한다.

프랑스의 계몽사상가인 볼테르는 하루에 40~50잔의 커피를 마셔 주치의에게 “죽을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지만, 그는 커피를 끊지 않았다. 그는 “커피가 독이라면, 그것은 느리게 퍼지는 독(毒)일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84세까지 장수함으로써 커피의 유익함을 몸으로 증명했다. 프랑스의 외교관인 샤를 모리스 드 탈레랑은 이렇게 말했다. “커피의 본능은 유혹이다.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와 같이 순수하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루스벨트도 소문난 커피 마니아였는데, 하루에 3.8리터나 마셨다고 한다. 커피를 많이 마시는 습관 탓에 그의 커피잔은 유난히 컸다. 그의 아들이 “아버지의 커피잔은 욕조보다 커 보였다”고 했을 정도다. 그가 1907년 테네시주 내슈빌의 맥스웰하우스 호텔에 머물 때 그곳의 커피 맛에 매료되어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맛있구먼!”이라며 기뻐했다고 한다. 맥스웰하우스 커피는 이를 놓치지 않고 이 문구를 광고에 활용했고, 지금까지 상품마다 브랜드 아래에 표기하고 있다.

이처럼 인류를 사로잡은 붉은 열매, 커피의 역사는 발견과 전파, 커피문화 확산과 커피를 통한 무역과 재배 그리고 커피를 사랑한 사람들을 살피면, 인류학의 면면을 전부 살피는 것이라 하겠다. 라이프스타일이 시시때때로 변하는 요즘에 음식문화, 특히 커피와 차를 즐기는 문화도 바뀌고 있다. 문화사적으로 알고 싶어하는 욕구, 그 맛과 향기의 정수를 맛볼 만한 전문점을 알고 싶어하는 욕구를 거쳐 이제는 손수 그 맛과 향기를 내어 음미하고 싶어한다.

최근 코로나 3년 차에 테이크아웃을 중심으로 커피를 취급하는 전문점이 저마다 가맹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제 조건이 ‘맛’이고 제품의 질을 완성할 핵심적 요소가 ‘향기’임을 깨닫고 향기나는 따뜻한 삶들을 살아가는 인생이기를 소망한다.

<밝은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힘 호남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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