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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기증 나전칠기, 목포시민 고개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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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기증 나전칠기, 목포시민 고개 갸우뚱(?)
  • 허인영 기자
  • 승인 2023.05.23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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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책정 어려운 귀중한 작품들을 왜 목포에
작품 전시 공간 마련,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까?
미술관‧박물관 건립, 운영비 등 재원 마련에 불신
목포시는 17일 나전칠기 공예품 및 부동산 기증식을 통해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이사장 정건해), ㈜크로스포인트인터 네셔널(고문 손혜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목포시는 17일 나전칠기 공예품 및 부동산 기증식을 통해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이사장 정건해), ㈜크로스포인트인터 네셔널(고문 손혜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가격 책정 어려운 귀중한 작품들을 왜 목포에
작품 전시 공간 마련,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까?
미술관‧박물관 건립, 운영비 등 재원 마련에 불신

목포시가 손혜원 전 국회의원 측이 기증한 나전칠기 공예품과 부동산 등에 대해 어떻게 활용할까?

지역사회는 지난 17일 박홍률 목포시장과 정건해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이사장, 손혜원 ㈜크로스포인트인터 네셔널 고문이 나전칠기 공예품 및 부동산 기증식과 업무협약 체결이 알려지자 이에 대한 궁금증이 확산되고 있다.

첫째는 손혜원 측이 왜 나전칠기를 목포시에 기증했냐? 둘째는 이들 나전칠기와 공예품이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느냐? 셋째는 이들 나전칠기와 목포시가 어떤 연관성이 있느냐? 넷째는 이들 나전칠기를 활용해 어떤 문화상품 또는 관광상품으로 개발할수 있느냐?는 것이다.

협약서를 통해 공개된 사실은 근·현대 나전칠기 장인으로 대표되는 고 김봉룡, 김태희 선생의 작품을 포함한 총 233점과 토지·건물 9필지 등이며, 약 50여 억 원으로 추정된다.

눈에 띄는 작품으로 근대 한국 나전칠기의 전설인 전성규 선생의 대표작 ‘산수궤’와 국가무형문화재 고 김봉룡, 김태희 선생의 작품들이다. 해석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고 김봉룡, 김태희 선생은 한국 나전칠기를 대표하는 거장 중의 거장으로 그들의 작품은 가격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중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목포시는 손혜원 전 국회의원이 2006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전시를 보고 나서 우리나라 각 시대의 빼어난 작품들이 외국에 대부분 소장되어 있어, 현재 전시를 위해 외국에서 빌려온다는 점을 안타까워 했다. 이후 18년 동안 국내외 나전칠기 작품을 향후 박물관에 기증한다는 목표로 수집해 왔다고 밝혔다. 소장품은 뉴욕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구입한 조선시대 관복함을 포함해, 조선시대 작품 100여 점과 근현대 나전칠기 역사가 담긴 대표 작품을 수집해 총 300여 점이 넘는다.

손혜원 전 국회의원은 “목포가 근대의 가치를 잘 보존하고 있으며, 이러한 점에 매료되어 1차 기증을 근·현대 유물로 선정했다”고 기증 이유를 밝혔다. 또한 “목포는 내 마지막 인생을 바칠 제2의 고향이다”면서 “목포가 발전하고 목포시민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바칠 준비를 이미 끝냈다. 이번 기증은 그 시작이다”고 밝혔다.

목포시와 손혜원 측은 협약에 따라 나전칠기 공예품 및 부동산 기증을 통해 한국전통공예를 계승하고, 문화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상호 협력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이어 기증하는 공예품과 부동산에 대한 원활한 권리 이양, 나전칠기 공예품 활용을 위한 전문지식도 협력하기로 했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귀중한 소장품과 부동산을 목포시에 아무 조건없이 기증해 준 기증자의 뜻에 따라 소중한 목포시민의 재산으로 활용, 예향 목포의 문화관광 활성화와 근대역사의 거리를 비롯한 원도심 활력소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사회는 나전칠기 등에 대한 기증과 협약식에 대해 다소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귀중한 공예품을 서울 등 수도권에 박물관을 만들어 운영하면 더 좋을 것인데, 왜 목포시에 기증하느냐는 것이다. 또한 부동산을 기증했지만 정작 그 곳에 나전칠기 박물관을 건립하기에는 좁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손혜원 측이 기증한 부동산 외의 장소를 확보하여 박물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이에 따른 비용은 결국 시민의 세금으로 충단된다는 점에서 목포시의 투명행정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손혜원 전 국회의원의 순수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자는 의견이 있지만 이에 반해 추후 나전칠기 기증물품 활용 방안을 놓고 갖가지 의혹의 눈길도 이어지고 있다. 순수한 뜻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그럴듯한 기념관 또는 박물관 등이 건립되어야 하는데 앞서 지적했듯이 결국 세금이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국비와 도비를 확보한다하더라도 이 역시 국민의 세금이기 때문이다.

한편 목포시는 협약에 따라 우선 나전칠기 공예품 및 부동산 기증과 관련해 법률에 의거, 기증품의 감정평가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기부심의위원회, 공유재산심의회 등 행정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과 목포시의회와 조율을 거쳐, 근대역사의 거리를 비롯한 원도심 활력소로 활용되고 예향 목포의 문화관광 활성화에 기여하는 안을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감정평가를 거치고 기부심의‧공유재산심의위를 거쳐 활용방안 연구 용역, 국비확보 등 예산확보 등의 과정이 최소 2~3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기념관 또는 박물관 건립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예고되고 있다. 또한 건립이 된다하더라도 운영비를 놓고도 한바탕 홍역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허인영기자

<2023년 5월 25일자 1면>

<밝은 지역사회를 열어가는 호남타임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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