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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전 목포시의회사무국장 / 정년과 새로운 출발선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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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전 목포시의회사무국장 / 정년과 새로운 출발선상에서
  • 목포타임즈
  • 승인 2011.09.3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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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에서 60세 정년은 2차 세계대전 독일에서 근로자의 근로의욕 고취와 전쟁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도입했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그때는 60세까지 살아간다고 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던 모양이다.

독일정부는 국민에게 내 건 공약이 60세가 되면 현재의 급여수준을 받으면서 평생을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하면서 정년제도와 함께 국민연금제도를 시행하게 되었다.

아마도 그때는 국민의 평균수명이 60세가 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다른 나라의 자료를 볼 필요도 없이 우리나라의 자료만을 보더라도 여자 87세, 남자 85세라고 한다. 급여생활을 하고 60세 정년을 맞이한 사람이라면 적어도 25년에서 30년을 무위도식하면서 살아가야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앞으로의 인간수명은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기는 아니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지금의 30-40대의 직장인들이 퇴직할 때쯤이면 정년은 65세, 평균수명은 100세가 되지 않을까 한다.

 등기 우편 한장의 설레임

2011년 7월 3일 한통의 등기우편을 받았다.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귀하께서는 공무원으로 20년 이상 성실히 근무하고 퇴직하셨으므로 공무원연금법 제46조에 따라 퇴직연금을 지급합니다. 2011년 6월 30일 공무원연금공단이사장이라는 내용이 전부다.

이 한장의 우편물을 받고 보니 지난달 6월30일 간단히 있었던 퇴임식보다 더 강하게 이제 퇴직을 하였구나 하고 실감을 하였다. 내일부터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생각에 하루 종일 머리가 무거웠다. 한편으로는 정년이라는 것이 어느 날 갑자기 하루아침에 다가 오는 것이 아니라 직장생활을 시작한 날부터 서서히 우리 앞으로 다가오므로 미리서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책을 십여 년 전에 읽었지만 그래도 퇴직하면 연금으로 살아갈 수 있으려니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퇴직 후를 대비하지 않은 것이 후회로 다가오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흔히들 퇴직을 하면 하고 싶은 운동도 하고 등산도 하고 낚시도 하고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는데 막상 현실로 나에게 닥치고 보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직장은 60세가 되면 끝이나니 그 후 30년을 대비하여 할 수 있는 직업을 준비하였다면, 무엇인가 뚜렷하게 목표를 정하여 십여 년을 매일같이 조금씩이라도 준비하였다면 이렇지는 않았을 것인데 하는 불안한 마음이 엄습하여 오는 것은 비단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물론 후배들이나 선배들이 말하는 골프연습장에도 등산도 낚시도 좋지만 그것은 여가를 보내는 것이지 직업적으로 하는 것은, 더구나 급여생활을 하고나서 새로이 시작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골프도 하려면 네 사람이 짝이 맞아야 하는데 날마다 네 사람의 짝을 맞추어 갈 수도 없고, 등산도 매일같이 직업삼아 혼자서 산을 오르는 것도, 아무리 낚시를 좋아하더라도 매일같이 바다나 강가에 나가서 낚시를 하는 것도 프로가 아닌 담에야 직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생활과는 별로 관련이 없고, 할 수도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즉 매일같이 직업처럼 할 의무가 없고 대가가 없으므로 쉬지 않고 할 수가 없다는 것이고 작심삼일이 된다는 것이다.

정년이라는, 퇴직이라는 일이 없다는 것을 머릿속에서 부터 털어버리고, 잊어버리고, 없애기 위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 집 주위를 돌아보기도 하고 가까운 산에 올라가서 등산을 하고 하루하루를 빈 짬이 나지 않도록 바쁘게 살아가지만 그럴수록 정년이라는 피하지 못한 글자는 나를 더욱 더 옥죄어 오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물론 일주일에 2일간은 중국어를 배우러가고, 2일간은 요리학원에 가서 요리도 배워보지만 그래도 무언가 허전한 마음을 없앴 수가 없다.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무언가가 항상 머리에 남아있다. 과연 그것은 무엇인가?

 미래 위한 생활 개척

앞으로 이런 생활을 25년 동안이나 아니면 30년 동안을 해야 한다면 너무나 갑갑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 스스로 나의 생활을 개척하여 나가야겠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나를 중심으로 생각을 했다면 나 주위를 중심으로 생각을 바꾸고, 남이 나에게 할 일을 죽기 전에 스스로 찾아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70세 된 노인이 외국어를 배우겠다고 등록을 하는 것을 본 학원직원이 물었다. 할아버지 이제 외국어를 배워서 뭐 하시려구요. 할아버지가 대답했다. 60세에 퇴직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엊그제 생일날에 말할 수 없는 슬픔에 젖었는데, 지금 외국어를 배우지 않으면 80세 생일날에 그때 외국어를 배우지 못한 것을 후회할 것 같아서 배운다고.

그렇다 지금이 다시 인생을 출발하는 선상에 서있다. 앞으로 30년이라는 세월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70세, 80세, 90세 생일에 무엇을 하지 않아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작은 것이라도 정성을 다하여 배우고 배운 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그때 후회를 하지 않고 보람있게 새로운 출발선상에 서게 될 것이다. 우리를 앞서간 선배님들의 말은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

정년이라는 것은 어느 날 아침 문득 우리들 앞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직장생활을 시작한 날부터 우리에게 다가 오고 있다. 미리서 준비하거나 대비하지 않으면 앞으로 30년을 후회하면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지금 정년·퇴직에 대비하자. 꼭 후배들에게 들려 주고 싶은 짧은 한마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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