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두 정의당 목포지역위원장, “목포시–카카오 협약, 지역상권 활성화인가 외주화인가?”

2025-08-27     호남타임즈 기자
여인두 정의당 목포지역위원장.

목포시–카카오 협약, 지역상권 활성화인가 외주화인가?

목포시와 카카오가 지역상권 활성화를 명분으로 협약을 체결했다. 전남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성과라며 홍보가 이어지고, 정치인들 역시 SNS를 통해 자화자찬에 나섰다. 어려운 지역경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무엇이든 시도해야 한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이것이 자칫 ‘언발에 오줌누기’식 대응에 그치지는 않을지 신중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협약의 세부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보도된 자료를 토대로 몇 가지 우려를 짚어보고자 한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플랫폼 집중과 데이터 종속이라는 구조적 위험이다.

이번 협약은 카카오톡 채널을 기반으로 한다. 상인들은 카톡 채널을 개설하고 메시지 발송 지원금을 받아 고객에게 다가가며, 맞춤형 교육을 통해 디지털 활용법을 익히게 된다. 당장은 편리해 보이지만, 이는 곧 지역 상권이 카카오라는 단일 플랫폼에 편입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배달앱 시장에서 이미 경험했듯, 처음에는 저비용과 편의성을 내세우지만 의존도가 높아지면 플랫폼은 수수료와 광고비로 시장을 장악한다. 상인들은 선택권을 잃고 플랫폼이 정한 규칙 속에서만 영업을 지속해야 한다. 목포 상권의 디지털 전환이 카카오톡에 집중되는 순간, 편리함의 이면에 숨어 있는 종속의 덫이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데이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디지털 전환은 결국 데이터를 누가, 어떻게, 어디에 축적하느냐의 문제다. 고객의 연령, 소비 패턴, 구매 시점, 반응률과 같은 정보는 상인 스스로 상권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핵심 자산이다. 그러나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발생하는 거래와 마케팅 데이터는 상인에게 남지 않고, 카카오의 서버에 축적되어 기업의 자산으로 전환된다. 상인은 데이터를 활용하는 주체가 아니라 데이터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결국 지역 상권은 눈앞의 편리함을 얻는 대신, 장기적으로는 데이터 주권을 잃고 대기업의 정책 변화에 휘둘리게 될 것이다.

이처럼 플랫폼 집중과 데이터 종속은 맞물려 작동한다. 한쪽에서는 시장이 특정 기업의 생태계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다른 한쪽에서는 지역이 쌓아야 할 데이터가 외부 기업의 자산으로 이전된다. 그 결과 지역 상권은 자율성과 자립성을 잃고 대기업 플랫폼의 하위 네트워크로 재편된다.

협약이 진정으로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이 되려면, 플랫폼을 활용하되 종속되지 않는 구조, 그리고 데이터가 지역 안에 남아 자산으로 축적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협약은 상권 활성화가 아니라 상권 외주화에 불과하다.

전라남도가 뒤늦게 시동을 건 공공배달앱 ‘먹깨비’ 사례에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결국 더 많은 노력과 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목포시와 카카오의 협약이 그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밝은 지역사회를 열어가는 호남타임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