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통합인가, 또 다른 조직 확대인가” 지역사회 ‘우려 확산’
시청‧시교육청 ‘조직 거대화’, 산하기관은 ‘통합 슬림화’ 최선국 특별시의원, “통합, 원칙 없는 속도전은 재앙”
시청‧시교육청 ‘조직 거대화’, 산하기관은 ‘통합 슬림화’
최선국 특별시의원, “통합, 원칙 없는 속도전은 재앙”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이 출범되면서, 행정 효율성 제고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또 다른 조직 확대와 지역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기관 통폐합에 따른 청사 이전, 인력 재배치, 지역 안배 등을 둘러싼 갈등이 현실화 되면서 지역사회의 갈등과 반목이 이어지고 있다.
통합의 핵심 명분은 행정 중복 해소와 규모의 경제 실현이지만, 실제 추진 과정에서는 기존 조직 통합과 함께 새로운 기구 신설 요구가 이어지면서 ‘작은 행정’을 지향해야 할 통합이 오히려 ‘거대 조직화’를 부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는 광역지방단체로써 각각 공사, 공단과 출연기관, 문화·체육 관련 기관, 각종 사회단체 지원 체계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통합특별시가 출범하면서 기능이 유사한 기관의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기관 존치와 본부 위치, 임원 구성 등을 둘러싼 지역 간 이해 충돌이 되고 있다.
특히 산하기관 통합 과정에서 “중복 조직을 줄이겠다”는 목표와 달리 균형발전, 미래산업, 광역교통, 문화관광 등의 명분으로 새로운 본부와 전담 조직이 잇따라 만들어지게 되면, 조직 감축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회단체와 체육·문화예술계도 예외가 아니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에 각각 존재하는 체육회와 종목단체, 문화예술단체, 시민사회 조직이 통합도, 회장단과 임원 배분, 사무국 위치, 보조금 지원 기준 등을 둘러싼 갈등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체육계는 통합체육회 출범 이후 선수 선발과 경기력 지원 기준, 체육시설 투자 우선순위를 놓고 지역별 목소리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체육계는 내년 대회부터 통합체육회로 각종 대회에 참석하는 안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하지만 새로운 통합체육회 출범을 위해서는 광주와 전남체육회 모두 청산과 해산 절차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6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각 종목단체 회장의 임기도 2년 6개월 남은 단체도 있더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부서조직과 운영상 통합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광주광역시 체육회 소속 회원종목단체 75개, 전남체육회 72개의 선수단과 임원진 통합도 매우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합시는 내년까지 통합하는 종목단체에 대해 5천만 원 인센티브 지급을 제시하고 있다.
문화예술계 역시 광주광역시의 도시문화와 전라남도의 남도문화 자원을 어떻게 조정할지, 예술인 지원사업을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문화예술단체는 전라남도 지역 소속 회원들이 우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광주와 전남 이원 체제를 유지하면서 주변상황을 고려한 단계별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전남광주통합시교육청 역시 조직 재편 과정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학생 수 감소와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전문 조직 필요성이 제기되는 반면, 기존 교육청 조직을 합친 뒤 다시 부서를 확대하는 방식은 행정 비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최선국 의원(더불어민주당·목포1)은 “통합특별시 공공기관 통합과 기능 재편은 향후 10년 이상 지역 발전의 근간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문제”라며 “1년 안에 끝낸다는 일정에 집착하지 말고 투명한 원칙과 합리적인 로드맵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본원 소재지, 보수체계, 근무지, 고용승계 등 각종 민감한 현안을 해결하려면 명확한 원칙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며, “원칙 없는 통합은 양쪽 모두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과 원칙을 먼저 세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통합이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통합 과정이 단순한 자리 나누기와 조직 확대 경쟁으로 흐를 경우 주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통합을 위해서는 “몇 개의 기관을 합치느냐”보다 “불필요한 기능을 얼마나 줄이고 새로운 광역 기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설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결국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성공하려면 지역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을 넘어, 조직과 예산을 늘리는 통합이 아니라 주민 서비스와 경쟁력을 높이는 통합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