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희망 안개속, ‘매국노(?)’ 오명 받지 않으려면?

도청도, 의대도 … 목포 정치권은 무엇을 지켰나? “그래서 2026년 현재 목포가 무엇을 얻었는가?” “언제부터인가 목포 정치에는 절박함이 사라졌다”

2026-09-07     호남타임즈 기자

 

도청도, 의대도 … 목포 정치권은 무엇을 지켰나?
“그래서 2026년 현재 목포가 무엇을 얻었는가?”
“언제부터인가 목포 정치에는 절박함이 사라졌다”

 

약 25년 전 전남 목포의 새벽은 뜨거웠다.

2000년대 초, 목포시 초원관광호텔에는 목포지역 정치권과 경제계, 시민사회 인사들이 긴급히 모였다. 전남도청을 목포에 건립하기로 했던 계획이 다른 지역으로 변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사태는 긴박했고, 사람들은 긴급하게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권이담 목포시장, 전태홍 목포상공회의소 회장(2002년 목포시장 취임), 김환 목포백년회 이사장, 서한태 박사, 최기동 목포시의장, 임송본, 장복성 등 목포시의원, 지역 정치, 경제, 시민사회 등 모두 똘똘뭉쳐 전남도청을 반드시 목포에 건립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채택한 결의 내용을 청와대와 국회, 중앙정부 등 관련기관에 전달했다. 그렇게 지역사회가 똘똘 뭉쳐 숱한 방해와 변수에 대응했고, 결국 오늘날 전남도청이 남악에 자리 잡는 결과로 이어졌다.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

전남도청은 단순한 청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도청의 입지는 목포와 서남권의 행정·경제적 위상, 나아가 지역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였다.

당시 목포의 정치권과 지역사회는 이를 알고 있었다.

정치적 입장이 달라도, 정당이 달라도, 이해관계가 달라도 지역의 명운이 걸린 문제 앞에서는 하나로 뭉쳤다. 중앙정부를 설득하고, 지역의 의지를 전달하고, 혹시 모를 변경 가능성을 막기 위해 밤낮없이 뛰었다.

그 결과 지금의 전남도청이 남악에 자리 잡게 됐다. 오늘날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전남도청의 존재 뒤에는 그렇게 싸웠던 선배들의 땀과 희생이 있었다.

그런데 묻지 않을 수 없다. “그토록 어렵게 지켜낸 것을 오늘의 목포 정치권은 제대로 지키고 있는가?”

2026년 목포의 정치 현실을 돌아보면 답답함을 넘어 허탈감마저 든다.

전남도청을 유치하고 지켜내기 위해 새벽에 궐기했던 선배들의 모습과 비교하면, 오늘날 지역 정치권의 모습은 너무나 초라하다.

도청이 남악으로 이전한 이후 목포는 도청 소재지라는 정치·행정적 자산을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얼마나 제대로 활용했는가. 목포와 남악, 무안으로 이어지는 광역생활권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전남 행정의 중심이라는 상징성을 어떻게 목포 발전으로 연결할 것인지에 대해 지역 정치권은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했는가.

결국 중요한 것은 자리를 지키는 것만이 아니다. 그 자리가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정치적 역량이다.

국립의대 문제는 더욱 뼈아프다. 목포가 오랫동안 국립의대 유치를 요구해 왔고, 지역 의료 인프라 확충과 서남권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런데 국립의대 신설이라는 중대한 지역 현안을 놓고 목포 정치권은 과연 얼마나 강력하게 한목소리를 냈는가.

정치권은 때로 목포 시민들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이 묻는 것은 과정이 아니라 결과다. “그래서 목포가 무엇을 얻었는가?”

지역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면 정치권은 중앙정부의 눈치를 보기 전에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지역 간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여야와 정파를 넘어 공동전선을 만들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과거 선배들처럼 새벽이라도 시민들을 모으고 중앙정부와 국회를 찾아가야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목포 정치에는 그런 절박함이 사라졌다. 지역의 중대한 현안이 발생해도 정치권이 하나로 뭉치는 모습보다 각자의 정치적 계산이 먼저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인의 임기는 유한하다. 선거도 몇 년에 한 번씩 돌아온다.

그러나 지역의 미래는 수십 년을 바라봐야 한다.

오늘의 정치적 판단 하나가 목포의 10년, 20년을 좌우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당장 눈앞의 선거와 공천, 정치적 유불리에 매몰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과 다음 세대의 몫이 된다.

25년 전 초원관광호텔에 모였던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새벽잠을 설쳤을까.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였을까. 다음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서였을까.

아니었을 것이다. 목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바로 그 점에서 오늘의 목포 정치권은 선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전남도청을 지켜낸 선배들이 오늘의 정치권을 바라본다면 뭐라고 하겠는가.

“우리가 그때 그렇게 싸워서 지켜낸 지역의 몫을 너희는 제대로 키우고 있느냐”고 묻지 않겠는가.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목포 정치권은 더 이상 시민들에게 “노력했다”는 말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국립의대, 전남도청의 위상, 남악과 목포의 상생, 서남권 광역발전 등 지역의 생존과 직결된 현안을 놓고 누가 더 목소리를 높였는지가 아니라 누가 실제 결과를 만들어냈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리고 시민들도 냉정해져야 한다.

지역의 큰일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권에 다음 선거에서 또다시 같은 방식으로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25년 전 목포의 새벽에는 지역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다.

오늘 목포에 필요한 것도 결국 그것이다.

지역의 운명은 누군가 대신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필요할 때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고, 연대하는 지역사회만이 자신의 미래를 지킬 수 있다.

다만 지금의 싸움은 과거와 다르다. 도청 하나를 지키는 싸움이 아니라 목포의 미래를 지키는 싸움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싸움의 맨 앞에 서야 할 사람들이 바로 목포의 정치인들이다.

25년 전 목포의 새벽을 깨웠던 그 함성이 오늘 우리에게 묻고 있다.

“당신들은 지금 무엇을 지키고 있는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이 하나 남는다.

“앞으로 목포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답해야 한다.

/정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