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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규석 시인<언론인> “시사 편찬이 갖는 의미와 선거 연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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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규석 시인<언론인> “시사 편찬이 갖는 의미와 선거 연관성”
  • 호남타임즈
  • 승인 2018.04.1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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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규석시인.
“도시는 기억으로 살아가고, 역사는 과거가 아닌 미래”라고 말한다. 도시라는 하나의 공간과 그 속에서 부대껴온 시민들의 어제와 오늘의 삶을 품은 집단기억을 재구성하고, 그 이면에 내재된 역사 성찰을 통해 앞으로 걸어가야 할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작업이 바로 시사(市史)를 정리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사는 시시각각 변하는 지역사회의 시대별 기록이자, 변화상을 파악하는 근거가 된다. 또 지역의 미래를 예측하는 자료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시사편찬은 ‘후손에게 줄 가치를 생산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바꿔 말해 ‘목포의 역사책’이라 할 수 있는 목포시사가 1997년 12월 이후 20년 만에 발간됐다.

선사시대부터 2015년까지 목포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행정, 인물 등 다양한 분야의 역사와 시민들이 걸어온 삶의 자취가 담겼다. 11일 선보인 목포시사는 ‘항도 목포’, ‘예향목포’, ‘일등 목포’, ‘터전 목포’, ‘기록 목포’ 등 모두 5권으로 만들어졌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20년 만에 목포시사 발간은 주목받아 마땅하다.

우리 삶의 흔적이자 과거를 새롭게 발견하고 동시대적으로 재해석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어서다. 시사 편찬은 이를 위한 첫걸음이며 목포학(木浦學)을 정립하는 근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부여된다.

더욱이 시사 편찬이 주는 사회 교육적, 시민 교양적 가치와 효용은 계량화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목포의 위상을 드높일 뿐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 제고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문제인 정부 들어서 지방분권이 화두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왜 지금까지 지방분권 시대가 실현되지 못했을까? 그 문제 가운데 하나가 지역민 스스로가 자기 지역에 대하여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역을 알아야 애착심도 갖게 된다.

지역을 아는 일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지역에 대한 올바른 기억과 성찰이다. 개인의 기억과 마찬가지로 집단의 공동기억도 기록하지 않으면 곧 잊히고 만다. 그리고 역사에 대한 성찰을 게을리 하면, 결국 변방의 위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은 역사가 반증한다.

지역민의 공동기억과 집단성찰을 달리 이름 짓는 게 바로 시사다. 목포시사는 지역정체성 정립의 토대이자, 목포 지역사회에 관한 학문적 원천을 제공한다. 왜냐하면 목포지역 각계각층 전문가들이 주축이 된 집단지성의 결정체이자, 이러한 집단지성의 미래 활동을 견인하는 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시사 편찬은 지역정체성을 찾는 작업의 출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시사 편찬은 지역정체성 정립의 나침반을 제공해, 다양한 시정운영의 정책 기조와 방향을 이끄는 이정표가 된다.

이번에 목포시사가 편찬됨으로써 우리 목포인의 마음에 역사적 자긍심이 자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시사 편찬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또 다른 이유 가운데 하나는 통상 시사편찬이 10년 이상의 주기로 발간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주목할 만한 통계가 하나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시(市)를 갖고 있는 경기도를 살펴봤다. 민선 5기 시절 시사를 편찬한 도시의 시장들이 직전 선거인 지난 2014년 경기도 지방선거에서 거의 재선됐다는 사실이다.

성남시(이재명 시장), 수원시(염태영 시장), 의정부시(안병용 시장), 동두천시(오세창 시장), 평택시(김선기 시장), 김포시(유영록 시장) 등 시사를 편찬했던 시장의 재선 성공률이 80%를 웃돈다. 과연 우연일까?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 높은 수치다.

그러면,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지방자치제가 정착되고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가는 시점에서 지역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확인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시사 발간은 매우 고무적이고 바람직한 현상으로 평가받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시사편찬은 참된 시민정신을 정립하고 향토애를 북돋워 나가는 뿌리가 된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밝은 지역사회를 열어가는 호남타임즈/목포타임즈>

<호남타임즈신문 2018년 4월 11일자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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