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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고유자원 활용 통한 관광자원 육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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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고유자원 활용 통한 관광자원 육성 필요
  • 정진영 기자
  • 승인 2011.10.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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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도 체류하면서 즐길 수 있는 관광 인프라 시급”

▲8월 22일(월) 연수 1일차

공항에서 내려 렌터카를 이용해 바로 일본 3대 정원의 하나인 오카야마 고라쿠엔 정원으로 향했다.

3백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고라쿠엔 정원은 넓은 잔디밭, 연못, 인공 동산 그리고 정원의 산책로 등이 수로와 잘 조화를 이뤄 계절의 변화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는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된 회유식(回遊式) 정원이라고 한다.

실제 4만평 정도의 넓은 정원을 산책하며 가장 궁금하고 놀라웠던 것은 공원 중앙의 거대 연못은 물론 여기저기에 배치된 작은 연못의 물이 공원 사이사이를 가로지르고 있는 수로로 연결되어 고여 있지 않고 계속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연못이나 수로에는 수생생물이 살고 있어서 관광객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주고 있었다. 이 물은 주변의 강에서 물을 끌어들여와 연못과 작은 폭포 등에 쓰이고 정원 곳곳을 가로지르며 흘러 다시 강으로 되돌아간다.

마음을 사로잡는 자연 그대로의 연못과 수로를 보면서 우리시의 삼학도 복원화사업이 떠올랐다. 삼학도를 끼고 흐르는 큰 수로는 바닥은 물론 양쪽 둑까지 모두 야무지게 콘크리트 옹벽을 쳤다. 바닷물이 들고 나는 두 개의 통문도 설계와 시공이 잘못되어 바닷물이 들고 나는데 원활하지 않다. 그래서 고인 물에 부유물질이 생기고 녹조가 발생하고 악취가 진동한다.

약 5,600평 정도의 넓은 잔디밭과 곳곳의 작은 숲, 연못과 잘 어울리는 나무들, 다실들, 계절 화초들도 조화롭게 잘 관리되고 있었고 시멘트로 포장된 산책로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인공적인 구조물 또한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문득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목포시의 관광문화정책 방향 또한 새로운 인공구조물 중심의 관광 사업이 아닌, 목포가 가진, 목포만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그런 소재들을 적극 발굴하여 이것을 관광 상품화시키는 방향으로 추진되기를 기대해 본다.

▲8월 23일(화) 연수 2일차

오전 일찍 구라시키 시의회를 방문했다. 의회 하라 부의장과 관계공무원들이 직접 나와 따뜻하고 정중하게 맞이해 주었다.

간단한 상견례를 마치고 관계 공무원들이 전통 보존지구에 대한 역사와 현황에 대해 장시간을 할애하여 꼼꼼하게 브리핑해 주었다.

브리핑 이후 전통 보존지구를 시찰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관광문화과와 건설과 과장, 계장, 실무관들이 모두 현장에 나와 보존지구 구석 구석을 함께 돌며 구체적인 설명을 해 주었다.
 

구라시키시는 1584년 얕은 바다를 막아 농지로 개발된 간척지로 1600년대 수송 집산지로서 주변 농지 지대의 중심지로 번영을 통해 1800년대까지 활황을 이룬 도시이다.

4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거리, 천재의 피해도 적었고 전쟁 피해도 입지 않고 오늘을 맞이한 구라시키는 전통 보존지구의 문화적 가치를 일찍부터 눈여겨 온 선각자들의 많은 노력과 적극적인 행정, 지역 주민의 거리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일본이 자랑할 만한 역사문화 관광지로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지역에는 총 621개의 건축물이 보존되고 있고 이 중에 240여 세대 496명이 실제 살림을 하면서 살고 있다. 이 거리를 지키고 키워나가자는 자발적 주민자치 모임이 있는데, 행정은 주민들의 협력과 이해를 전제로 펼쳐나간다고 한다.

또한 현실적 요구로 인해 현대식으로 일부 개조를 원하는 상가들과 전통 그대로를 보존하려는 전체 주민들의 이해가 간혹 충돌할 때도 있는데, 이때도 행정이 나서서 중재하거나 간여하지 않는다고 한다. 주민자치모임 심의회(15명으로 구성)에서 이해를 달리하는 당사자들을 만나 중재를 하고 분쟁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튿날로 예정되어 있는 전통보존지구 시찰을 앞두고 첫째 날 밤 야간조명사업을 보기 위해 이 거리를 미리 둘러보았다. 낮에는 야간조명사업 시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정에는 없었지만 발품을 팔았다. 시의회에서 야간조명사업 현황에 대해 보고를 받겠지만 눈으로 직접 전통보존지구 야간조명사업을 보자는 것이었다. 물론 다음날 구라시키현 건설과장의 야간조명사업에 대한 보고를 받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운하를 중심으로 한 거리에는 전선을 모두 지하에 묻어 전봇대에 전선이 거의 보이지 않도록 경관을 정리했는데, 대신 전통가옥과 잘 어울리는 가로등을 띄엄띄엄 설치하고 가옥 대문에도 은은한 조명 등을 설치하여, 전통가옥의 밤실루엣도 아름답게 감상하고, 수양버들이 낭만적인 운하의 밤풍경도 한결 고즈넉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은은한 조명등으로 지나는 사람들의 밤길을 편안하게 밝혀주었음은 물론이다.

이 야간조명사업은 한편으로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신경을 썼다고 하며, 야간조명사업은 ‘머물게 할 것’, ‘실물을 보여줄 것’이라는 방향에 따라 시작되었다고 한다. 관광객들이 이 아름다운 거리의 밤풍경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목포시도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숙박업소와 관광회사에 이런저런 명목의 여행경비지원을 하고 있지만, 실제 체류하면서 즐길 수 있는 관광 인프라를 조성하지 않는다면 그런 지원사업은 장기적으로 결코 효율적이지도 않으며 바람직하지도 않을 것이다. 꼭 가고 싶은 곳, 꼭 머물고 싶은 곳이라면 굳이 관광버스비와 숙박비를 지원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그곳을 찾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8월 24일(수) 연수 3일차

구라시키에서 오전 8시 배를 타고 나오시마초로 들어갔다. 여객선이 아주 컸는데 그 많은 객석이 거의 다 찰 정도로 섬에 들어가는 사람이 많았다. 이것만으로도 나오시마초의 관광문화사업의 일면을 읽을 수 있었다.

날씨는 무섭게 뜨겁고 더웠지만 관계공무원과 베넷세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나오시마초의 주요 시찰지인 지중미술관, 우중환 미술관, 베넷세하우스, 가옥프로젝트 마을 등을 돌아보았다.

가가와현 다카마쓰시 북쪽으로 약 13㎞, 오카야마현 다마노시 남쪽으로부터 약 2㎞ 떨어진 나오시마초는 14.23㎡ 면적에 1,519세대 3,300여명 정도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작년에는 주민의 100배가 넘는 관광객이 찾아와 정부의 표창을 받았다고 한다.

평범한 섬에 불과하던 나오시마초는 1985년 베넷세라는 파트너가 등장하면서 관광예술의 섬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나오시마 남부를 사람과 문화를 키우는 창생지역으로 정하고 ‘나오시마 문화촌 구상’을 발표, 호텔 겸 미술관인 베넷세 하우스 건설을 시작으로, 2004년에 클로드모네, 월터디마리아, 제임스터렉 작품 등을 전시하는 지중미술관 개관, 이중환 미술관 개관, 건축계의 노벨 사나아 설계사무소가 설계한‘바다의 역’, 나오시마 섬의 처음과 마지막에 만나는 조각설치예술작품 ‘붉은 호박’등으로 나오시마초는 현대 예술의 섬으로 각광받고 있다.

베넷세와 손잡은 이후 섬에는 음식점과 숙박업소가 급상승했고 젊은층의 고용창출 효과도 있어 가속화되던 마을의 고령화도 멈추었다고 한다. 베넷세의 나오시마초 문화관광사업 프로젝트에 주민들이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사업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지금은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한다.

섬 주민들이 육지로 떠나고 빈집이 된 민가를 빌려 공간을 개조해 예술 작품으로 창조해놓은 가옥프로젝트는 1998년부터 시작되어 현재는 7개의 아트 하우스가 있다.

200년 전에 지어진 가옥을 개조해 물을 채우고 그 안에 반짝이는 디지털숫자들을 설치해 마치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처럼 만들어 놓은 ‘카도야 등’(이 작품은 주민 125명이 참여했다), 건물 전체를 예술작품화 한 옛 치과 건물, 목욕탕, 창고, 이런 가옥프로젝트 사업 또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봉사로 더욱 발전하고 있으며 여기에 행정적 지원을 아낌없이 하고 있어서 나오시마초는 관광 문화 예술의 섬으로 계속 발돋움하고 있다.

대기업이 기획투자하고 초에서 행정지원을 하며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나오시마초는 섬 지역 특유의 관광문화사업이 펼쳐지고 있는 듯 했다.

▲8월 25일(목) 연수 4일차

아침 9시경. 구라시키현 부등교 학생들을 위한 정책을 알아보기 위해 다시 교육센터를 찾았다. 우리 목포시도 교육지원사업을 다양하게 하고 있지만 학교에 가지않는 부등교 학생에 대한 실제적인 지원은 전무 하다시피 한 형편이다.

연수에 참가한 5명의 의원이 그 동안 의정활동을 하며 학교에 가지 않고 방황하는 한 해 400명 안팎의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어떻게 할까 고민해 왔던 터라, 이번 연수가 관광문화분야 연수이긴 했지만 그래도 교육지원, 특히 부등교 학생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일본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 현장을 꼭 보고 싶었다.

오늘도 변함없이 구라시키현에서 오너 계장이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다가 센터를 안내해 주었고, 센터는 센터장과 부등교 학생들을 위한 ‘만남의 교실’ 운영책임자가 직접 맞이해 주었다. 간단한 상견례와 함께 또다시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부등교 학생을 위한 지원사업 전반에 대한 보고가 이어졌고, 질의응답도 계속 되었다. 센터장의 안내를 받아 만남의 교실 이곳저곳을 돌아볼 수 있었다.

부등교 학생에 대한 정책은 일본 문부과학성의 지침으로 일본 전역에서 시행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은 우리와는 다르게 교육이 지자체에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교육정책의 큰 방향은 정부에서 결정하지만, 예산은 전적으로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형태이다.

모든 교육지원은 기본적으로 공교육 현장인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학교에 나오지 않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지자체 교육위원회에서 예산을 따로 편성해 지원하고 있다. 만남의 교실이 부등교 학생을 위한 대표적인 대안교육시설인데 여기에 참여한 학생들은 모교의 출석으로 인정되는 제도이다.

구라시키교육센터는 구라시키현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센터는 구라시키현 교육위원회 산하 조직이기도 하다. 1993년 센터 내에 ‘구라시키 만남의교실’이 처음으로 설치됐고, 3년 후에 고지마에 두 번째 교실을 열었다. 그 후 7년 후인 2003년에 중앙교실, 다마시마 교실이 생겼고, 2005년에 마비교실이 설치돼 오늘까지 총 5개의 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부등교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곳곳에 만남의 교실을 설치하고 최선을 다해 지원하는 제도가 몹시 부럽기도 했다.

공교육에서 최선을 다해 학생들을 지원하고, 그것이 어려운 학생들은 학교와 부모와 교실이 촘촘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목포시의 명품교육도시, 우수인재양성 교육도시, 글로벌인재육성 교육도시, 교육특구조성 사업 등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성적 최우선 교육철학과 정책이 가져올 결과는 4%의 성공자와 96%의 낙오자를 양산해 낼 뿐이다.

지금 준비 중인 목포시교육발전계획 2차 5개년 사업이 부디 우리 아이들에게 협력과 상생, 공동체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교육에서 소외되고 아픈 아이들이 없이 저마다 자신의 소질을 자유롭고 행복하게 마음껏 계발해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준비되길 간절히 바란다.

만남의 교실을 돌아본 후, 교육센터 1층에 있는 과학센터를 둘러보았다. 많은 아이들이 부모들과 함께 과학관에 와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고 있었다. 실물중심, 체험중심 과학관으로 체험을 통해 과학의 기초와 원리를 학습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삼학도에 세워지고 있는 어린이바다체험관 내부가 어떻게 채워질지 걱정이 앞선 것이 사실이었다. 지금까지의 계획을 보면 시청각 시물레이션 중심으로 채워질 것 같은데, 실제 체험중심으로 내부가 채워지기를 다시 한 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바다체험관이 바닷물 한 방울 묻혀보지 못하는 체험관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이렇게 이번 목포시의회의 일본연수팀의 일정을 마쳤다.

의원들의 국외연수에 대한 찬반이 여전히 존재하는 조건에서 많은 걱정을 하고 떠난 연수였기에 더욱 많은 것을 배우고 오리라 다짐했었다. 그리고 연수지의 성과와 한계를 거울삼아 목포시정에 반영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동료의원들과 다짐하며 떠난 연수였다.

물론 이번 연수가 100%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고 할 수는 없으나 애초 마음먹었던 결과에 근접한 것이었다는 자평을 해본다.

일본은 하는데 우리는 못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것을 뛰어넘어 일본은 왜 할 수 있고, 우리는 왜 지금까지 못했는가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접근을 이룰 수 있었다. 그래서 목포시정에 이러한 부분을 반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성과는 거두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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