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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전남서부보훈지청 보상과>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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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전남서부보훈지청 보상과>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이하며”
  • 호남타임즈
  • 승인 2019.08.1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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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현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시킴으로써 발생한 많은 사건들로 연일 들썩이는 요즘 영화 ‘봉오동 전투’가 개봉 6일차 누적 관객 수 225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국사책에 단 6줄 나오는 전투를 스크린으로 옮기며 “일제강점기 시절, 패배의 역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저항과 승리의 역사도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평범한 독립군들이 일본군을 상대로 최초의 승리를 이뤄내는 과정을 과장 없이 보여준다. 과거처럼 영웅 1명의 활약을 집중 조명하는 영웅주의 영화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노력해 승리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모두의 싸움, 모두의 승리’로 만든 것이다. 1920년 6월 봉오동 전투의 승리는 독립군의 사기를 크게 높였으며 같은 해 10월 청산리 전투의 승리를 가져오는 에너지가 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백범 김구 선생의 호인 백범(白帆)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미천하고 무식한 백정(白丁)의 백(白)과 범부(凡夫)의 범(凡)자를 딴 것으로 천한 백정과 무식한 범부까지 전부가 적어도 선생만큼 애국심과 지식의 정도를 높이지 아니하고는 완전 독립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하여 정하신 것이다.

이처럼 광복은 누구 한 사람만의 힘이 아닌 개개인의 역량과 자주독립을 향한 염원 속에서 이루어 낸 것임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앞장서 싸우신 분들은 그 공로를 인정받고 그에 따른 예우를 받고 계시는 걸까.

국가보훈처는 독립유공자 한분이라도 발굴하여 예우하겠다는 강한 의지 속에서 지속적으로 독립유공자를 발굴․ 포상해오고 있다. 이에 작년 한해에도 355명의 독립유공자를 발굴하여 포상하였으며 올 광복절에도 독립유공자 178명을 포상할 예정이다.

또한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생계가 곤란한 만 팔천여명의 독립유공자 유족들에게 생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고 지난달부터 대출 및 주택지원도 추가․ 확대하여 국내에 영주 귀국한 모든 해외 독립유공자 유족 등에게 주택을 지원하고 있다.

총과 칼을 든 압제자에 항거하여 독립을 이룩하는데 앞장서신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공헌은 어떠한 보상으로도 충분하다 할 수 없다.

그러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오늘의 대한민국이 건국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토록 공헌하신 독립유공자들을 찾아 그 분들의 희생을 기리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번잡한 세상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요즘 어딜 가나 무궁화가 우리를 반긴다. 우리 민족과 운명을 같이 하며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무궁화는 일제강점기에 민족정신을 말살하려는 일제에 의해 많은 수난을 겪었다. 일제는 무궁화를 심지 못하게 함은 물론 ‘진딧물이 많이 끼는 지저분한 꽃’, ‘화장실 옆에나 심는 꽃’, ‘오래 보기만 해도 눈에 핏발이 서거나 눈이 먼다’, ‘몸에 닿기만 해도 부스럼이 생긴다’고 가르치며 심어진 무궁화를 캐내고 벚꽃나무를 심게 하였다고 한다. 수필가 이양하 선생은 무궁화를 일컬어 수줍고 은근하고 겸손한 은자의 꽃이라 예찬한 바 있다. 진딧물이 덕지덕지 붙어도 굴하지 않고 더운 여름 꽃을 피워내는 근성과 끈기가 일제의 잔혹한 압제를 이겨낸 우리 민족과 닮은 무궁화를 보며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뜻을 되새겨 본다.

<밝은 지역사회를 열어가는 호남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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