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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황금알 낳는 거위 배를 가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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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황금알 낳는 거위 배를 가를 것인가??
  • 정진영 기자
  • 승인 2021.08.09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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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식당·관광지 1인1메뉴 판매 요구의 딜레마

유명 식당·관광지 1인1메뉴 판매 요구의 딜레마

“우리 식당은 1인 1메(1인 1메뉴) 원칙입니다”

“일행과 같이 왔는데 늦은 점심을 해 많이 못 먹어요. 양해를 구할께요”

“그래도 우리 식당은 1인 1메 원칙입니다”

그 지역에서 꽤 유명한 식당을 지인의 추천을 받아 찾았지만, 일행들은 마음을 잡쳤다. 잠시 실랑이를 하다 결국 주문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8인까지 시행 중인 지난주 이들 일행 5명은 당초 1인 기준 2만 원 음식을 4인분 주문했지만, 식당 측이 1인 1메뉴를 고집하다 보니, 나가기는 뭐 하고 해서 그냥 1만 원짜리 5인분을 주문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식당이 융통성을 발휘했다면 5명 일행에게 8만 원을 판매할 수 있었지만 5만 원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1인 1메뉴를 고집하다 보니 3만 원을 손해 본 셈이다.

카페에서 장기간 있거나 수다만 떨고 가는 손님들을 방지하고자 일부 업주가 시행한 1인 1메뉴는 어느덧 우리 주위에 슬그머니 정착되어가고 있다.

1인 1메뉴에 대해서는 어느 것이 좋다고 대놓고 말하기는 힘들다. 업주와 소비자, 서로 간 이견이 많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소비자 층의 의견은 다음과 같이 다양하다.

“카페 같은 경우 자리만 이용하고 값을 지불하지 않는 고객들로 인해 타격을 받는 부분도 있어서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음식점이면 가성비가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에요”

“가격이 비싼데 양도 1인분보다 많을 때, 1인 1메뉴는 부담되며, 굳이 갈 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애견카페 같은 경우는 음료 제외해서 입장료를 받는 곳도 있어요. 음료를 시키면 입장료가 포함된 가격이라 차라리 음료를 마시지 않을 때는 소량의 자릿세를 받는 부분도 나쁘지 않을 듯해요”

“소.중.대로 판매하는 탕 음식은 솔직히 요즘 많이 먹는 추세가 아니므로 ‘소’주문하면 3~4명까지도 먹을 수 있어요”

여기에 다소 진보적인 성향인 소비자는 “그런 데는 차라리 가지 않아요. 내 돈 들여가며 눈치 보고 싶지는 않거든요”라는 반응도 보인다.

관광도시를 표명하고 외지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러한 현실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단지 눈앞 이익만 추구하다 보면 더 큰 이익을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은 주기적으로 언론, 관광회사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팸투어를 하고 있다. 또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시민의식 전환 운동도 펼치고 있다. 목포에서는 시민사랑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광객 등 소비자를 대면하는 곳의 기본 마인드 함양이다.

업주가 1인 1메뉴를 강요할 것인지. 4인을 대상으로 다 먹지도 못할 음식 ‘대’를 주문하도록 눈치를 줄 것인지.

앞에 언급된 8만 원 주문을 포기하고 5만 원 주문을 받은 그곳은 그 일행만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할머니를 모시고 왔던 다른 일행은 음식이 남아 비닐에 담아 나갔다. 업주 측에서 포장해준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리고 그곳은 추가 반찬을 부탁하자 무성의하게 반찬 그릇을 탁 놓아 국물이 튀겨 옷에 튀는 등 그야말로 왕짜증의 연속이었다.

/정진영기자

<7월 22일자 1면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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