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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시내버스 장기 파업, “치킨게임 최후 승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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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시내버스 장기 파업, “치킨게임 최후 승자는 누구?”
  • 정진영 기자
  • 승인 2023.01.16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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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호갱 비아냥 받는 박홍률 목포시장, 문차복 목포시의장 선택은??
태진·유진 … 법인 재산 기부채납, “똑똑한 시청 사람들 현명한 선택할 것”
시민 … 덜 똑똑한 태원‧유진, “기부채납 용어 제대로 알고 써먹어라”
지역사회 … “검찰은 왜 수수방관하고 있냐? 태원‧유진, 법인 조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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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 “검찰은 왜 수수방관하고 있냐? 태원‧유진, 법인 조사하라”

목포 시내버스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치킨게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목포지역 시내버스 회사는 대표이사가 같은 태원여객과 유진운수로 지난해 10월 18일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다가 수능시험을 앞둔 11월 16일 정상운행됐다.

박홍률 목포시장, 문차복 시의장, 한인권 고용노동부 목포지청장, 이한철 태원여객·유진운수 대표, 박춘용 전국자동차노련 광주·전남지역노조 위원장, 태원·유진지부 김용남 지부장 등이 15일 대표자 회의를 열고 2023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과 교통약자의 이동 불편을 해소하고,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해 합의서에 5자 간 서명을 했다.

합의서 내용은 목포시는 노조 측의 2022년도 임금인상 요구 7.4%(안)을 조정해 3.2%(10만 원) 인상하고, 만근일 수 조정에 따른 임금보전분에 대해서는 당초 요구(안)인 1년분에서 6개월분으로 단축해 적용하고, 내년도 예산에 별도 편성하기로 했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대표자 회의에서 시내버스 회사 측이 체불임금 24억 원뿐만 아니라 천연가스비 미납금 21억 원에 대해서도 지원해달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노사 합의에 따라 파업이 종료되면 노동자 생존권과 관련된 체불임금에 대해서만 재정지원금을 지급하겠다. 특단의 경영개선 사업계획 제시 등 경영책임을 다하지 않으면서 천연가스비 미납금을 전액 지원해달라는 요구에는 시민의 세금을 투입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목포시교육청과 전남교육청, 목포시는 16일 수능 예비소집일, 17일 시험일 수험생을 위해 마련한 특별버스 운송 계획을 세웠고 예산도 지급했다. 파업 철회와 별도로 특별버스는 운행이 됐다.

하지만 목포 시내버스는 노조의 파업 철회 이후 지난해 11월 16일부터 정상 운행이 됐지만 시내버스 회사와 ㈜그린CNG 충전소가 장기간 가스비 23억 원을 미납함에 따라 목포도시가스가 가스 공급중단을 예고했고, 목포 시내버스는 12월 12일부터 운영이 정지됐다.

지역사회에서는 ‘수능’이라는 명분으로, 목포시와 목포시가 사실상 ‘백기 투항’ 했다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지역사회의 반발은 예언이라도 하듯 맞아떨어졌다.

목포시는 파업이 철회되자 11월 18일과 21일 2차례에 나눠 28억 원을 지급했다. 지급된 86억 원까지 합하면 총 114억 원이 지급된 셈이다.

사건 흐름을 보면 목포 시내버스 회사인 태원여객과 유진운수는 목포시로부터 거액을 지급받고 가스비 미납이라는 이유로 또 따사 멈춰 선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으로 인해 박홍률 목포시장과 문차복 목포시의장이 시민들에게 ‘호구, 호갱’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목포시가 태원여객‧유진운수의 1차 경영개선 안에 대해 거부하자, 이들 회사는 ‘법인 재산 기부채납’이라는 카드를 내세웠다.

태원여객·유진운수는 1월 10일 목포시에 공문을 통해 “모든 재산과 장비, 인력을 목포시에 기부채납하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태원여객‧유진운수 관계자는 지역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똑똑한 목포시청 사람들이 잘 해결할 것이다”라고 말해 목포시청 직원들에게 공분을 샀다.

한편 태원여객·유진운수의 ‘법인 재산 기부채납’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사회의 강력한 반발이 일고 있다. “절대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일면서, “목포시가 운수 사업권을 해지하라”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지역사회의 반발은 검찰에게도 향하고 있다. 보통 임금 채불 사업주에 대해 강한 조사를 하는데 왜 목포 검찰은 수수방관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또한 법인 재산 흐름에 대해서도 강력히 조사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목포시는 태원여객·유진운수가 제시한 기부채납에 대해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전문가들의 자문과 의회 등 관계기관과 면밀히 협의해 적극 대처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태원여객·유진운수가 시내버스 운행을 재개할 경우 즉시 수입과 지출 등 재무회계 분야를 총괄 관리할 재정전문가, 공무원 등이 포함된 재무관리단을 파견해 경영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여 이에 따른 결과를 목포형 버스운영체계 수립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목포 시내버스는 ‘치킨 게임’의 양상이 된 만큼, 1차 협상에서 보기 좋게 KO패 당한 목포시와 목포시의회가 어떤 처지를 견지할지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 용어해설

▲ 치킨 게임(Chicken Game)

1950년대 미국 젊은층이 주로 하던 게임에서 유래한 용어이며,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은 충돌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 서로를 향해 차로 돌진하는 게임을 즐겼다. 운전자 두 명 중 한 명이 차의 핸들을 꺾지 않으면 둘 다 충돌하게 된다. 이때 핸들을 꺾은 사람이 치킨 즉, 패자가 되고 핸들을 꺾지 않고 끝까지 버틴 사람이 승자가 된다. 치킨이라는 말에는 겁쟁이(Coward)란 뜻도 있다. 따라서 이 치킨 게임으로 ‘겁쟁이 게임(Coward Game)’이라고도 불린다.

/정진영기자

<2023년 1월 19일자 1면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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