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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의과대학 유치, 결국 전남 민심 분열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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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의과대학 유치, 결국 전남 민심 분열 초래
  • 정진영 기자
  • 승인 2024.05.06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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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목포)‧동부(순천) 시‧시의회, 국회의원 힘겨루기로 확산
전남도 … “공모 방침’, 목포대‧순천대 … “공모 철회하라”
전남도청 외벽에 부착된 국립의대 신설 확정 홍보 현수막.
전남도청 외벽에 부착된 국립의대 신설 확정 홍보 현수막.

서부(목포)‧동부(순천) 시‧시의회, 국회의원 힘겨루기로 확산
전남도 … “공모 방침’, 목포대‧순천대 … “공모 철회하라”

 

전남지역 국립의과대학 유치를 놓고 결국 전남지역 민심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2일 대 도민 담화를 통해 “전라남도 국립의대를 설립은 공모를 추진, 최대공약수로서 가장 공정하고 합리적 방안을 내도록 하겠다. 통합의대는 국립의대 설립 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 그동안 정부 당국자와 추진 방안을 협의했으며, 오는 5월 중 대입 전형 발표 등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통합 의대 방식은 시간상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전남도가 입장 방침을 정하자, 목포대를 중심으로 하는 목포시 등 서부권과 순천대를 중심으로 순천시 등 동부권은 전남도 공모 입장에 반대하는 성명서 입장 등을 내고 반발하고 있다.

전남도의 입장에 목포대와 순천대는 ‘공모’라는 방침을 놓고, 도리어 강하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송하철 국립목포대 총장은 16일 “전라남도 의과대학 입지 선정은 도민들의 생명권에 관한 사안이어서 공모 방식으로 입지 선정이 이루어질 경우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서부권 지역민의 의료 복지와 생명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전남도가 정책적 판단으로 입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목포대와 지역사회 입장과는 별개로 전라남도가 공모 절차를 진행하는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송 총장은 “정부에 건의해야 할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편향적인 평가 기준이 제시되는 등 심각한 절차상의 하자가 없다면 현실적으로 불가피하게 공모에 응할 수밖에 없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입장”을 밝혔다.

국립순천대도 “전남도는 정당성 없는 ‘의대 신설 공모’ 방식을 철회하라. 전남도 내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는 공모 방식 반대한다. 법적 근거, 객관적 조사 결과, 공정성 갖춘 의대 신설 절차 따를 것이다”고 17일 입장을 밝혔다.

국립순천대 박병희 의과설립추진단장은 “전남도는 순천대-목포대 의과대학 공동유치를 추진해 왔으나 대통령 민생토론회 발언 후, 해당 대학과 별도의 협의 없이 ‘통합의대 추진’으로 급선회함으로써 당사자로부터 정책 추진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였고, 지역사회에 대혼란을 초래하였다. 또한, 당사자 동의도 없이 통합의대 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하였으나 거부되자 ‘단일의대 공모 방식’으로 정책을 다시 변경함으로써 행정력 낭비와 함께 동·서 갈등을 유발하기에 이르렀다. 전남 의과대학 설치를 희망하고, 대한민국에서 의과대학 부속병원의 부재로 인한 상실감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전남 동부권의 구성원으로서, 국립 의과대학과 부속병원 설치를 향한 지역민의 간절한 여망을 깊이 체감하며, 전남도의 ‘단일의대 선정을 위한 공모’ 추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목포시‧목포시의회, 신안군‧신안군의회, 무안군‧무안군의회도 성명서를 내고 성명서를 통해 “전남 의대 설립을 공모로 추진하겠다는 이번 전남도의 결정은 도민 화합과 상생발전을 바라는 전남 서부권 지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주었다. 공모 방식으로의 전환은 전남도가 당장의 정치적 부담만을 모면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이런 공감대 없는 의대 설립 방침 변경은 의대 유치를 두고 동서로 양분된 지역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의 기본 원칙인 공공성의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전남 도정에 대한 불신만을 초래할 것이다”고 밝혔다.

국립순천대도 “‘단일의대 선정 공모 계획’은 철회되어야 한다. 전남도는 권한이 없으므로 단일의대 선정을 위한 공모 절차를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 이같은 방침은 노관규 순천시장,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 김문수 순천·광양·곡성·구례갑 국회의원 당선인, 이병운 국립순천대학교 총장이 지난 14일 순천 국가정원지원센터에서 회동하고 합의한 것이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목포대와 순천대 그리고 양 지역사회까지 강한 반발이 일자, 국립의대 설립에 관한 지역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15일 송하철 목포대 총장, 박홍률 목포시장, 문차복 목포시의회 의장, 16일 도의회 의장단 정례회동, 18일 이병운 순천대 총장, 노관규 순천시장,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을 잇달아 면담하고 지역 의견을 수렴했다.

하지만 전남도, 목포대, 순천대 등의 입장차이만 확실히 했을 뿐 확실한 결론은 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남지역은 의과대학이 없는 지역으로 국립의과대학 설립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의과대학 유치를 놓고 지금까지 똘똘 뭉쳐왔던 전남지역이 동서로 나눠지는 민심분열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보수 정권이 호남에서도 특히 전남의 민심을 교묘하게 분열시키고 있다”며, “이제는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권이 나서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진영기자

<호남타임즈 4월 25일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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