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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전남서부보훈지청> “다시 배우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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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18  13: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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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공자 재가복지서비스인 보훈섬김이 일을 시작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십년이 넘은 시간을 어르신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부모님을 일찍 여윈 제가 부모님처럼 안부를 챙기고 어르신들의 건강을 염려하며 지나온 소중한 시간들입니다. 힘든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먼저 하늘로 소풍을 가신 어르신들도 벌써 열 분이 됩니다. 아쉽고 안타깝고 그립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제가 보살펴 드려야할 또 다른 어르신들이 계십니다. 제가 모시는 사랑하는 부모님들이십니다. 제가 하는 일은 바로 국가유공자 분들의 희생을 사랑으로 보살펴 드리는 값지고 소중한 일이기도 합니다. 만일 제가 어르신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제 인생에서 결코 알지 못했을 기쁨을 알게 해주신 분들입니다.

처음에는 이일을 의무로 시작했지만 십여 년이 지난 지금 저는 그 분들의 막내딸처럼 손녀처럼 그리고 예전부터 그 집에 함께 살았던 식구처럼 그렇게 어르신들과 함께 호흡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진심은 통하는 것처럼 저의 진심을 말하지 않아도 인생을 다 겪으신 그 분들은 다 헤아려 주십니다.

자식들이 힘들고 괴로우면 자식들보다 몇 배나 괴로워하시고 어르신들이 늙고 힘이 없어 자식들을 더 이상은 도울 수 없다면서 얼마나 힘들어하시는지 모릅니다. 부모란 그런 존재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래된 집안 살림이 고장이 나면 서비스센터에 고장 신청을 해드리고 휴대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며 확인하면 한 달 전에 온 택배를 소화전에 넣고 간다는 문자를 보여 드리면서 이제는 너무 연로해져버린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마음은 아프지만 어찌할 수 없는 세월을 보게 됩니다.

또 이제는 집안일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집안 여기저기 청소며 정리들을 해 드리면서 건강하실 때는 손도 못 대게 했던 살림들을 하나씩 둘씩 저에게 의지하는 것을 보면서 뒤돌아서 눈물을 훔친 적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것조차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에 가슴 먹먹한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 곁에 계시는 그날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제가 웃음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다니고 있으니 오래 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르신들로 인해 철이 들어가고 인생을 다시 배워가고 있기에 오늘도 그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보내드리고자 합니다. 건강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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