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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통합진보당 18대 대선후보> / 강연회 및 현장방문 마치고 올라가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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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통합진보당 18대 대선후보> / 강연회 및 현장방문 마치고 올라가는 길에
  • 호남타임즈
  • 승인 2013.01.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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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진보당 이정희 18대 대선후보 목포초청강연회. 목포 북항해양수산복합센터 279석의 좌석과 앞뒤, 사이사이, 무대연단을 꽉 메워 5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했다.
어제 오전, 전남 무안군 몽탄면 덕암마을 어르신들을 뵈었습니다.

마을회관에 모이신 30여 분 가운데 젊어 보이신다 싶었던 어머님이 올해 70세.
한 어르신께서 “5년을 어떻게 살지 아무 것도 모르는 나로서는 힘들다”하시면서도 5년 뒤에 또 만나자 하십니다. 그 말씀이 내내 머리에 맴돌았습니다.

어제 목포에서 대선 이후 처음으로 시민들 만나 뵈었습니다. 지난 통합진보당 사태를 제 때 막지 못하고 수습하지 못한 제 부족함이, 전체 민주 진보진영의 단합이 무너지고 정권교체를 이뤄내지 못한 큰 원인이 되었다는 반성 털어놓고 말씀드렸습니다.

늘 칭찬만 받고 살던 사람이 바닥까지 내려가 수모와 고통 겪노라니 정말 어렵고 힘든 분들 마음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어 저로서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만, 책임은 여전히 남는 것이지요.

▲ 목포고등학교 학생이 제대로 된 정치를 해달라는 내용의 직접 쓴 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진보정치 13년 오면서도 노동자 농어민 서민들의 굳건한 신뢰를 쌓지 못한데는, 제가 일하면서 보인 모습도 이유가 되지 않았겠습니까. 힘 작으니 어쩔 수 없다는 소극성, 바쁜데 얼마나 더 하랴는 게으름, 제가 내세웠던 변명과 핑계 생각하면 순간순간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 달아오릅니다.

헌신하고 단합하지 못하고 변명하고 핑계 대고 경쟁하고 욕심 차린 잘못이 제 안에도 생겨났지요. 부끄럽게도.

야권 전체에 책임논란도 끊이지 않고 후퇴니 무엇이니 요구도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진지하게 책임지는 것이란 스스로 자신을 냉철하게 평가하고 진짜 무엇을 반성하는지 정확히 사실 하나 하나 짚어서 내어놓고 스스로를 바꿔낸 모습을 빨리 보여드리고 제대로 일하는 것이라 봅니다.

뭘 바꿀까요? 복잡한 논의가 필요한 것 아니라 여깁니다. 삶의 무게에 힘겨운 분들과 깊은 동질감 나누고 절실함 함께 하는 정치, 헌신하고 단합하는 정치로 바뀌면, 국민들의 신뢰는 쌓인다고 생각합니다.

통합진보당은 이미, 다음 정권교체를 위한 길에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뭘 잘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큰 위기를 먼저 겪었고, 대선 과정 큰 고통 속에서 노력하면서, 진보정치는 민중 속에 깊이 들어갈 때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민주 진보진영의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진지한 성찰 위에 어서 다시 일어서서 함께 가기를 바란다는 말씀 드렸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힘 모자라는 민주 진보진영 아닙니까. 화도 나고 때로 꺼려지더라도, 다 모아야만, 다음 5년 뒤를 기다린다는 어르신 말씀에 답 드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 초반 그랬듯, 박근혜 정부의 재집권 프로젝트도 집권 1년차부터 강공으로 집행될 것입니다. 오물 뿌리고 색깔론 딱지 붙여 통합진보당을 국민들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이 박근혜 정권재창출 1호 전략이었지요. 올해는 통합진보당 의원직을 빼앗는 본격적인 작업이 숨 가쁘게 벌어질 것입니다. 야권연대의 가능성 없애려는 각종 시도도 계속되겠지요.

그러나 민중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지 않고 진보가 살아나고 커질 수 없다는 것이 진리이고, 민주 진보 모두의 단합 없이 정권교체 안 되는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입니다. 힘들어도 더 열심히 가야지요. 그래야 통합진보당도 살고 민주 진보진영의 단합도 이뤄지고 이번에 호남에서 보여주신 목숨 걸고 한 투표도 보람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5년, 다시 갑니다. 우보천리.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앞길 험하고 멀어 보일 때 떠올리던 글귀입니다. 한 순간 화형대에 올라 불타 없어진 스스로를 바라보던 지난 봄을 잊지 말자, 생각하며 곱씹습니다.
눈 그쳤네요. 목포에서 서울 가는 고속도로 달립니다. 5년 뒤에 다시 보자던 무안 어르신의 그 표정, 가슴에 새겨 넣습니다.

<밝은 지역사회를 열어가는 목포타임즈/호남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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